가축분뇨 바이오가스로 에너지 전환, 농가 수익, 탄소중립

아버지가 매일 트랙터로 밀어내던 그 소똥 더미가 돈이 될 수 있다고요? 저는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축사를 운영하시는 부모님께서 가장 골머리를 앓으시는 게 바로 끝도 없이 쌓이는 가축분뇨 처리 문제였거든요. 그런데 최근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 기술이 본격화되면서, 이 골칫덩이가 오히려 농가 수익과 에너지 자립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황금 자원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왜 지금 가축분뇨가 에너지 전환의 핵심이 됐을까요?

여러분은 가축분뇨가 어떻게 처리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국내에서 나오는 가축분뇨의 약 87%가 퇴비로만 쓰이고 있습니다. 에너지로 전환되는 비중은 고작 1% 남짓이죠. 제가 어릴 때부터 지켜본 우리 집 축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버지는 매일 분뇨를 한곳으로 밀어 모으고 톱밥을 깔아 소들이 쾌적하게 지낼 수 있도록 애쓰셨지만, 정작 그 분뇨를 처리하는 일은 언제나 숙제였습니다.

그런데 2025년부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이 시행되면서 공공부문은 가축분뇨를 포함한 유기성 폐자원의 50%를 바이오가스로 전환해야 하는 생산목표제가 도입됐습니다. 민간 대규모 농가도 내년부터 10% 의무 생산 비율이 적용되고요. 특히 돼지 사육 마릿수 2만 마리 이상 농가는 민간 의무 생산자로 포함된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히 환경 규제가 아니라, 가축분뇨를 '폐기물'에서 '에너지 자원'으로 인식 전환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바이오가스는 혐기성 소화(Anaerobic Digestion)라는 생물학적 분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혐기성 소화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해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가수분해 단계로, 가축분뇨 속 탄수화물·단백질·지방 같은 고분자 유기물이 저분자 유기물로 분해됩니다. 두 번째는 산 생성 단계로, 저분자 유기물이 휘발성지방산과 아세트산으로 변환되죠. 마지막 세 번째 단계에서 메탄 생성균이 아세트산을 메탄과 이산화탄소로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생성된 메탄가스가 바로 우리가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되는 겁니다.

가축 분뇨로부터 바이오가스 생산 원리

농가 수익, 실제로 얼마나 늘어날 수 있을까요?

제가 가장 궁금했던 건 "정말 이게 돈이 되느냐"는 거였습니다. 아무리 환경에 좋다고 해도 농가 입장에서 실질적인 수익이 없으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실제 사례를 보니 생각보다 훨씬 가능성이 있더군요. 강원도 홍천에서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2015년 환경부의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 사업지로 선정된 이곳은 가축분뇨와 음식물쓰레기, 하수슬러지를 섞어 도시가스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공급했습니다. 그 결과 연간 약 4200만 원의 주민 연료비를 절감했다고 합니다.

바이오가스 생산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 발전(Combined Heat and Power, CHP) 방식입니다. 열병합 발전이란 바이오가스를 연료로 전기를 만들면서 동시에 발생하는 열을 난방이나 온수 공급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생산된 전기는 농가에서 직접 쓰거나 한전에 판매해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둘째, 바이오가스를 고질화 과정을 거쳐 정제하면 액화천연가스(LNG)와 유사한 고품질 연료로 변환됩니다. 이렇게 정제된 가스는 난방용 도시가스나 천연가스(CNG) 차량 연료로 활용할 수 있죠.

환경부에 따르면(출처: 환경부) 2024년부터 가축분뇨와 음식물쓰레기를 활용한 수송용 수소 생산과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2026년까지 연간 최대 5억N㎥의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약 557만 톤의 유기성 폐자원을 친환경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는 약 2300억 원 규모의 화석연료 대체 효과와 연간 10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 부모님 농장에서 나오는 분뇨도 이런 통합 바이오가스 시설로 보낼 수 있다면, 처리 비용을 아끼는 동시에 에너지 판매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바이오가스는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365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날씨에 좌우되지 않고 가축분뇨가 매일 일정하게 발생하기 때문이죠. 독일의 윤데마을은 이러한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사례로, 마을 전체가 바이오가스로 에너지 자립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인천·광주·과천·춘천·횡성·부여·목포·순천 등 8개 지역이 선정돼 통합 바이오가스 시설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탄소중립 시대, 축산농가가 주목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제 축산업도 환경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만들어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개념인데요. 쉽게 말해 우리가 배출한 만큼 다시 흡수하거나 줄여서 지구 온난화를 막자는 겁니다. 가축분뇨를 바이오가스로 전환하면 연간 10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자동차 약 40만 대가 1년간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제가 객관적으로 봤을 때, 가축분뇨 바이오가스 사업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소화조 운전 노하우나 폐액 처리 기술 같은 운영 전문성이 부족한 게 현실이죠. 특히 소규모 축산농가가 단독으로 시설을 갖추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래서 공동자원화 시설 확대와 정부 보조금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악취와 수질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 개선도 필요합니다.

현재 정부는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제도 개선을 추진 중입니다. 올해까지 전국에 15개소의 통합 바이오가스 시설 설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음식물쓰레기 등 다른 유기성 폐자원과 혼합 투입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출처: 농림축산식품부) 바이오가스 생산 후 남는 부산물을 유기질 비료로 활용하면 지역 내 자원 순환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우리 집도 예전부터 소 분뇨를 밭 비료로 써왔는데, 이게 바이오가스 생산 과정을 거치면 더 안전하고 효과 좋은 비료가 된다니 일석이조입니다.

바이오가스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부 보조금 및 초기 투자 지원 강화: 소규모 농가도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합니다.
  2. 공동자원화 시설 확대: 개별 농가가 아닌 지역 단위 통합 처리로 경제성을 높여야 합니다.
  3. 도시가스 판매 네트워크 구축: 생산한 바이오가스를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통 구조가 필요합니다.
  4. 기술 고도화 및 운영 전문성 확보: 소화조 운전, 폐액 처리, 악취 관리 기술을 개선해야 합니다.
  5. 인식 전환 및 제도 개선: 가축분뇨를 폐기물이 아닌 에너지 자원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수소충전소.   출처 : 축산경제신문(https://www.chukkyung.co.kr)


충남 청양군에 소재한 가축분뇨를 이용한 바이오가스 생산시설.   출처 : 축산경제신문(https://www.chukkyung.co.kr)
저는 이번에 가축분뇨 바이오가스 기술을 공부하면서 부모님 축사를 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건 더 이상 치워야 할 골칫거리가 아니라, 우리 집 난방을 책임지고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는 국산 재생에너지입니다. 물론 당장 개별 농가가 시설을 짓기는 어렵겠지만, 정부 지원 정책과 공동자원화 사업을 잘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가축분뇨가 에너지가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전국적으로 인프라가 깔린다면, 우리 부모님 축사도 냄새 나는 곳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 깨끗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소중한 거점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바이오가스 기술이 우리 농촌 깊숙이 뿌리내리길 진심으로 응원하며, 저도 부모님께 이 정보를 차근차근 알려드리려 합니다.

참고: https://www.chukkyu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