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프로필 변경 미션: 멀리 사는 엄마의 디지털 자립 첫걸음

우리 엄마를 포함해서 요즘 어르신들 보면, 세상이 하도 스마트폰만 출시하니까 어쩔 수 없이(?) 쓰시는 경우가 참 많다. 하지만 그 비싸고 똑똑한 기계로 하시는 건 고작 전화랑 문자뿐. 아, 우리 엄마는 카카오톡까지는 사용하신다. 물론 엄마에게 카톡은 그저 '조금 더 편한 문자 메시지'일 뿐이지만 말이다.

우리 엄마를 포함, 이 나이대의 엄마들은 원래 예쁜 꽃 사진이나 손주 자랑 대회와 같은 사진으로 프로필 꾸미는 걸 좋아하신다. 그런데 그 쉬운 '사진 바꾸기'가 엄마에겐 큰 산이다. 그래서 내가 엄마 집에 가는 날이면, 엄마는 그동안 밀린 디지털 일감들을 보따리처럼 풀어놓으시곤 했다. "이거 사진 좀 바꿔줘라", "글씨 좀 크게 해줘라" 하면서 말이다. 멀리 사는 자식 입장에서 매번 해드릴 수도 없고, 어떻게 하면 엄마가 스마트폰이랑 좀 더 사이좋게 지내실 수 있을까를 더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식 없는 평일에도 스스로! '카톡 프로필 변경 미션'의 시작

고민 끝에 내가 내린 특단 조치는 바로 '카카오톡 프로필 변경 미션'이다! 처음에는 하는 법을 천천히 보여드리고, 그다음에는 버튼 하나하나 설정법을 알려드렸다. 혹시나 내가 가고 나면 까먹으실까 봐, 스마트폰 화면을 직접 촬영해서 클릭 경로가 다 보이는 가이드 영상까지 찍어 엄마 채팅방에 박제해 놓았다.

매일 바꾸라고 하면 엄마가 스트레스받으실 것 같아서 "엄마, 일주일에 한 번만 원하는 사진으로 바꿔보기!"라고 숙제를 드렸다. 처음에는 바꾸는 도중에 전화가 와서 "이거 누르는 거 맞냐", "사진이 이상하게 나온다"며 쉴 새 없이 물어보셨다. 나도 목이 터져라 설명을 이어갔는데, 신기하게도 딱 두 번 정도 혼자 끙끙대며 성공하시더니 그 뒤로는 완벽하게 감을 잡으셨다. 브라보!

딱 두 번의 고비만 넘기면 펼쳐지는 어르신들의 디지털 신세계

이제 우리 엄마는 내가 미션을 주지 않아도, 본인이 원할 때마다 프로필 사진을 자유자재로 변경하신다. 어제는 산책하다 찍은 꽃 사진으로, 오늘은 손주랑 영상통화하다 캡처한 사진으로 휙휙 바뀌는 엄마의 프로필을 보면 멀리서도 웃음이 난다. 누구나 처음이 힘들지, 일단 익숙해지고 나니 보라. 우리 엄마도 이렇게 멋지게 해내지 않나!

엄마가 스스로 해내는 모습을 보니 나까지 덩달아 신이 난다. 아빠나 엄마가 "나도 이제 할 줄 안다"며 자랑하실 때 그 뿌듯함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 사실 스마트팜이니 뭐니 하는 거창한 기술보다, 우리 엄마가 스마트폰으로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이 소소한 능력이 훨씬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미션이 기다려지는 이유: 뿌듯함이 만드는 효도의 선순환

벌써 다음 미션으로 뭘 드릴지 기대가 된다. 검색하는 법, 물건 주문하는 법... 하나씩 정복하다 보면 우리 엄마도 언젠가는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스마트 할머니'가 되어 있지 않을까? 그 모습을 그려보니 벌써 가슴이 벅차오른다. ㅎㅎ

디지털 세상에서 소외되는 부모님을 보며 안타까워만 할 게 아니라, 이렇게 작은 미션부터 하나씩 함께 해나가는 게 진짜 효도인 것 같다. 익숙함이라는 선물을 드린 것 같아 참 기분 좋은 하루다. 다음 숙제도 우리 엄마, 기분 좋게 통과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