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소중한 저온저장고를 지켜라! 우당탕당 CCCTV 설치와 AS 분투기

우리 엄마는 참 손이 크다. '손이 크다'는 말이 단순히 요리를 많이 한다는 뜻보다는, 남들에게 퍼주는 걸 워낙 좋아하신다는 의미다. 엄마네 마당 한구석에 있는 저온저장고를 열어보면 언제나 뭐가 가득 차 있다. 직접 농사지으신 양파, 콩, 깨부터 시작해서 정성껏 담근 된장, 고추장까지... 우리 형제들 주신다고 하지만 사실 이웃들하고 나눠 먹어도 남을 만큼 귀한 것들이 가득하다.

워낙 작은 시골 마을이라 대문도 활짝 열어두고 사셨고, 누가 어느 집 자식인지 뻔히 아는 동네라 자물쇠 하나 없이 지내오셨다. 그런데 최근에 외지 사람들이 하나둘 이사를 오기 시작하면서 엄마 마음이 조금 불안해지셨나 보다. "아직 저 사람들은 누군지 잘 모르니까..." 하시며 조심스레 CCTV 설치 이야기를 꺼내셨다. 엄마 사생활도 있으니 집안 말고, 엄마의 보물창고인 저온저장고가 잘 보이는 마당 쪽을 비추고 싶어 하셨다.

카메라가 세 대라 'CCCTV'라는 엄마의 특급 미션

엄마는 카메라를 세 대 달 거라 그런지 자꾸 "CCCTV"라고 부르신다. 들을 때마다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나지만, 엄마에겐 꽤 진지한 보안 미션이었다. "밖에서 일할 때도 핸드폰으로 마당이 잘 보였으면 좋겠다"는 구체적인 요구사항까지 접수 완료! 우리 형제들은 의욕에 앞서 호기롭게 카메라 세 대짜리 세트를 택배로 시켰다. '우리끼리 충분히 하겠지' 싶었던 게 큰 오산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문가가 왜 전문가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선을 따고 위치 잡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 결국 전문가분을 모셔서 무사히 설치를 끝냈는데, 여기서부터 진짜 문제는 시작됐다. 설치할 땐 분명 잘 나왔는데, 엄마가 밖으로 일하러만 나가시면 화면이 안 나온다고 연락이 온 거다. 집안에서는 잘 나오는데 밖에서는 무용지물이라니... 이건 뭐 반쪽짜리 보안관도 아니고 말이다.

와이파이만 믿었던 복수전, 추석 명절에 끝장낸 네트워크 설정

이건 전화나 사진 전송만으로는 도저히 해결이 안 될 사이즈였다. 우리가 직접 산 제품이라 설치 업체에서도 본인들 전공이 아니라며 난감해하셨다. (여러분, 진짜 CCTV 사실 거면 꼭 AS 확실한 전문가 상담부터 받으세요. ㅎㅎ) 결국 지난 추석 명절,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CCTV 끝장 토론'이 벌어졌다. 몇 시간을 머리를 맞대고 검색하고, 설치 사장님께 전화로 조언을 구하며 겨우 원인을 찾아냈다.

알고 보니 IP 설정이 꼬여 있었던 거다. 엄마 집 와이파이 안에서는 신호가 잡히는데, 밖으로 나가서 데이터 모드로 바꾸면 네트워크가 끊겨버리는 설정이었다. 와이파이 IP 말고 외부 네트워크에서도 잡힐 수 있게 설정을 싹 바꿔주니 그제야 밖에서도 마당 화면이 시원하게 떴다! 솔직히 지금도 내가 정확히 뭘 만진 건지 100%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부모님 댁 CCTV 설치를 고민하는 분들께 드리는 찐 조언

우당탕당 AS를 마무리하며 느낀 점이 많다. 혹시라도 시골 부모님 댁에 카메라 설치해 드릴 계획이 있다면 이 세 가지만은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다. 첫째, 웬만하면 전문가 상담부터 받아라. 둘째, 셀프 시공할 거면 진짜 공부 많이 하고 제품을 골라야 한다. 셋째, 가장 중요한 건 AS다. 우리처럼 고생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그래도 이제 밭일하시면서 "우리 집 마당 잘 있나~" 하고 핸드폰 확인하며 안심하실 엄마를 생각하니 마음이 놓인다. 비록 설치 과정은 험난했지만, 엄마의 소중한 곡식들과 마음의 평안을 지켜드린 것 같아 참 뿌듯한 명절이었다. 엄마, 이제 CCCTV가 지켜주니까 걱정 마시고 맛있는 거 많이 나눠주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