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식 엄마표 파김치 레시피 공개 — 김장 양념장으로 뚝딱 담그는 비법
손 큰 우리 엄마.. 무엇이든 제발 쪼오금만 보내달라고 해도 엄마 기준의 조금은 조금이 아니에요. 절대 속으면 안 됩니다. ㅎㅎ
더욱이 이번에 택배로 보내주신 파김치는 서프라이즈였기에 조금만 요청을 미처 하지 못했어요. 엄마는 우리 집에만 파김치를 약 3kg를 보내주신 것 같은데, 엄마도 밭에서 직접 캐다가 바로 담그신 거라 정확한 무게는 모르시는 것 같더라고요.
엄마의 큰손을 아는 제가 예상해 보건대 5kg이거나 그 이상이었을 거예요. 그 많은 쪽파들을 일일이 다 손질하시고 씻고 버무려 택배로 보내주셨으니 다시 한번 새삼 감사함을 느낍니다. 엄마 알라뷰~! 사랑해용~!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한 대로 전라도식 우리 엄마표 파김치 레시피를 낱낱이 공개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낱낱이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대개 엄마들은 고춧가루는 탈탈탈탈 요 정도, 액젓은 여러 바퀴 휘휘~ 고 정도, 라는 표현으로 정확한 레시피를 알 수가 없긴 해요.
노하우와 레시피가 머리와 몸의 감각에 남아 있으니.. 엄마 머릿속에만 있는 맛도리 레시피를 언젠간 꼭 데이터화 시키자고 형제들과 이야기한 적도 있는데, 정말 조만간 꼭 실행되길 바라봅니다.
파김치 기본 재료 — 쪽파 1단 기준
마트에서 쪽파 한 단의 무게는 보통 약 400~500g이에요. 이걸 기준으로 양념 비율을 잡으면 됩니다.
집집마다 조금씩 다르긴 해도, 공통으로 들어가는 기본 재료들이 있어요.
고춧가루 6큰술~1컵 (색깔과 매운맛), 멸치액젓 또는 까나리액젓 6큰술~1컵 (짠맛과 감칠맛), 다진마늘 1~3큰술 (향), 매실청 또는 올리고당 2~4큰술 (단맛과 감칠맛), 깨소금 적당히 (고소한 마무리).
우리 엄마 파김치의 양은 적어도 약 5kg 정도라고 예상했으니 위 재료에 곱하기 10을 하면 되겠죠! 한꺼번에 많은 양념장을 해두고 적당량을 덜어서 사용해도 좋고요. 아니면 실패 확률이 적으면서 양념을 만들고 싶다면, 작은 양으로 시작해서 점점 비율을 맞춰가는 게 훨씬 낫습니다. 많은 재료가 들어간 양념장은 이미 손쓸 수 없지만, 적은 양으로 시작하면 부족한 부분을 추가해서 조절이 가능하거든요!
우리 집만의 파김치 레시피
같은 파김치인데 집마다 맛이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이 선택지들에서 각자의 비법이 탄생하는 거랍니다.
찹쌀풀 넣는 집 vs 안 넣는 집
엄마표 레시피에는 찹쌀풀이 들어가요. 찹쌀풀을 넣으면 양념이 파에 잘 달라붙고 깊은 맛이 나거든요. 안 넣으면 더 간단하고 시원한 맛이 나는 편이에요.
새우젓 넣는 집
엄마표에는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답니다. 새우젓이 들어가면 감칠맛이 한층 더 올라가서 깊은 맛이 나요.
생강 넣는 집
다진 생강 역시 들어갑니다! 다진생강을 소량 넣으면 파의 아린 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줘요.
배나 양파를 갈아 넣는 집
전라도식이라 역시 배, 양파, 홍고추를 갈아서 넣어요. 단맛과 깊은 맛이 훨씬 풍부해지거든요. 손이 더 많이 가지만 그만큼 맛이 훨씬 풍부하고 진해진답니다.
꽃게액젓 넣는 집
저희 엄마도 꽃게액젓을 쓰시더라고요! 작년 10월에 직접 목격 완료! 시원하고 독특한 감칠맛이 나서 요즘 많이들 사용하는 방법이에요.
참고로 저희 집 식구들은 비린 맛이나 바다의 향을 별로 선호하지 않아서 엄마가 젓갈류는 사용하지 않는 특징이 있어요. 이 부분은 각자 입맛에 맞게 조절하시면 된답니다.
쪽파 절이기 vs 바로 버무리기
쪽파를 바로 버무리는 집도 있고, 먼저 액젓에 절이는 집도 있어요.
절이는 방법 — 뿌리 쪽 흰 부분에 멸치액젓을 뿌려서 20~30분 절인 뒤 버무리면 양념이 속까지 잘 배고 숨이 죽어서 더 맛있어요.
바로 버무리는 방법 — 간단하고 빠른 대신 파의 아린 맛이 조금 더 살아있어요. 파 아린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방법을 선호하시더라고요.
엄마표 레시피는 싱싱한 파에 바로 버무리기 작전을 사용하십니다! 그래서 양념장 중에 아린 맛을 잡아주는 생강이 들어갔지만, 절이지 않기 때문에 담그자마자 바로 먹으면 저처럼 아린 맛을 위에서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파김치, 언제 먹는 게 가장 맛있을까요?
담그고 바로 — 파의 알싸하고 아린 맛이 살아있어서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단, 빈속에 먹으면 저처럼 속이 아릴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실온에 하루 — 숨이 죽으면서 아린 맛이 빠지고 부드러워져요. 대부분의 레시피에서 추천하는 방법이에요.
냉장고에서 3~7일 — 적당히 익으면서 깊은 맛이 올라오는 시점이에요. 일주일 정도 됐을 때 맛이 가장 깊다는 후기가 많더라고요.
엄마표 파김치는 양이 많기에 이렇게 다 다른 맛으로 다양하게 즐기고 있답니다. 담그고 바로 먹으면 알싸한 그 맛이 또 일품이고요, 저도 엄마가 보내주신 후 실온에서 하루 정도 숙성을 해서 냉장고에 넣었어요. 이후 푹 익으면 정말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랍니다. 짜파게티에는 꼭 익은 파김치와 함께 드세요~! 완전 환장의 짝꿍이에요!
파김치 양념장, 한 번에 넉넉히 만들어 냉동 보관하는 꿀팁
위에 재료 준비만 보면 엄두가 안 날 수도 있겠지만, 한 번 할 때 양념장을 많이 만든 뒤 소분해서 냉동실에 얼리는 방법도 있답니다.
큰손이신 저희 엄마도 부족한 것보단 남는 게 낫다는 마인드라서, 작년 김장 때 넉넉히 만들어준 김장 양념장을 얼려두었다가 파김치나 급히 김치 담그실 때 꺼내서 사용하신답니다. 그래서 파김치 양념장에 들어간 재료들이 바로 김장 때 썼던 양념장이라 모두 다 들어갔던 거예요!
한 번만 번거로우면 두고두고 먹고, 급할 때도 신속하게 김치 하나 뚝딱 담글 수 있으니 날 한번 잡아서 양념장을 넉넉히 만들어 놓는 것도 정말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그러면 마트에서 파는 파김치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고품질 파김치를 집에서 바로 먹을 수 있으니까요. 우리 엄마의 맛도리 파김치 비결은 바로 아낌없이 넣는 재료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엄마의 정성을 느끼며 오늘도 파김치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