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된 농촌의 스마트팜? 엄마 고추밭에서 떠올린 기술의 필요성!

지난 포스팅에서 농촌 인력난 이야기를 하면서 마지막에 스마트팜이 떠올랐다고 짧게 언급했었는데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좀 더 해보려고 해요.

엄마 고추 농사 시작 과정을 처음부터 쭉 돌아보면 이래요.

포크레인 불러서 돌밭 개간하고, 외국인 노동자 불러서 비닐 씌우고, 노하우 있는 사람 따로 구해서 모종 심고, 형제들 소환해서 고추대 박고.

이 모든 게 다 사람 손이에요. 그리고 농촌에는 그 손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고요. 이걸 직접 확인하고 나니까, 제가 스마트팜을 왜 공부하기 시작했는지 그 이유가 다시 선명하게 떠올랐습니다.

스마트팜 기술이 실제로 뭘 도와줄 수 있을까요?

스마트팜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기술들 중에 엄마 고추밭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었던 것들이 꽤 있었어요.

토양 센서를 심어두면 흙 속 온도, 습도, 영양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엄마가 밭에 나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거죠. 스마트 관수 시스템은 토양 수분 데이터를 보고 자동으로 물을 줘서 가뭄에 강타당하는 상황을 줄여줄 수 있고요.

AI 작물 질병 진단은 잎사귀 사진 한 장만 찍어 올리면 탄저병이나 역병 같은 병해를 조기에 잡아낼 수 있어요. 고추 농사에서 가장 무서운 게 바로 병해거든요. 스마트 방제 로봇은 농약 살포를 자동화해서 한여름에 뙤약볕 아래 약을 치러 나가야 하는 힘든 작업을 대신해줄 수도 있고요.

이 기술들 하나하나를 블로그에서 따로 다뤄봤는데, 개념만 알고 있던 것들이 엄마 고추밭을 보고 나서야 "아, 이게 진짜 필요한 이유가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현재 상황 속 스파트팜 기술?

기술은 좋아요. 근데 현실은 좀 달라요.

스마트팜 도입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고, 기술을 배우는 것 자체가 허들이에요. 저희 엄마는 지금 스마트폰 기능 하나하나를 저한테 배우고 계신 분이거든요. 카톡 사진 전송, 영상통화 거는 법, 네이버 검색 이런 것들을요.

그런 엄마한테 토양 센서 앱을 열어서 데이터를 확인하시라고 드리면...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금은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마트팜 공부보다 먼저 엄마한테 스마트폰부터 가르쳐드리고 있는 거예요.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쓸 수 있어야 의미가 있으니까요. 이게 이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해요.

고령 농업인한테는 아직 먼 이야기

정부도 이 문제를 모르는 건 아닙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4년 7월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의 스마트농업 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했어요. 2029년까지 전국 온실의 35%를 스마트팜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드론, 로봇, AI 작물 진단, 자율주행 농기계 같은 기술 개발도 계속 추진하고 있어요. 노동력 감소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향이라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현장을 보면 고령 농업인을 위한 쉽고 접근하기 좋은 기술은 아직 부족한 게 현실이에요. 스마트팜 지원 정책의 핵심 대상이 아무래도 주로 청년 농업인 중심이거든요. 청년 창업 보육센터, 청년 임대형 스마트팜, 청년농 지원 자금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작 가장 힘드신 고령 농업인들이 쓰기에는아직 진입장벽이 높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라는 생각입니다. ICT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도 쉽게 쓸 수 있는 기술 개발과 보급이 더 빠르게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이 지금으로서는 더 절실한 현실입니다.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

스마트팜을 공부하면 할수록,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엄마 고추밭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인력난을 거쳐 스마트팜까지 오게 되었는데요. 결국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우리 엄마 같은 고령의 농업인분들이 계신 거예요. 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수십 년을 농사지어 오신 노하우가 축적된 그 분들이요.

그분들이 조금 더 편하게, 조금 덜 힘들게 농사를 지으실 수 있는 기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늘 글을 마칩니다.